오르카(Orca) 사용 후기: IDE 대신 ADE를 쓰는 이유
AI에게 일을 시키는 창을 지금 몇 개나 띄워 두고 계신가요? 개발자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저 같은 마케터도 자료를 정리하고 글을 쓰고 코드를 고치는 일까지 AI에게 맡깁니다.
시키는 일이 늘어난 만큼 창도 같이 늘어납니다. 어느 창이 무엇을 어디까지 했는지 기억하는 몫은 사람에게 남습니다.
지시를 받으면 파일을 읽고 고치는 일까지 알아서 처리하는 AI 프로그램을 에이전트라고 부릅니다. 이 에이전트를 여러 개 관리하라고 나온 도구 종류가 따로 있는데 Orca(오르카)가 그중 하나입니다.
먼저 이 도구들이 편집기와 무엇이 다른지 봅니다. 그다음 Orca 소개와 설치, 붙일 수 있는 AI, 작업 공간을 나누는 워크트리를 봅니다. 워크트리끼리 일을 주고받는 방식과 다른 컴퓨터를 불러 쓰는 SSH 연결, 모바일 앱을 이어서 보고 누가 쓰면 좋은지로 마칩니다.
- ADE (Agent Development Environment)
AI 에이전트에게 일을 나눠 주고 진행 상황을 관리하는 작업 환경입니다. 사람이 코드를 직접 쓰는 통합 개발 환경(IDE)과 구분해 부르는 이름입니다.
편집기는 사람용, ADE는 에이전트용
차이는 무엇이 화면 가운데를 차지하느냐입니다. VS Code 같은 편집기를 열면 가운데를 코드 창이 차지합니다. 사람이 읽고 쓰라고 만든 화면이기 때문입니다. ADE를 열면 그 가운데를 에이전트 목록이 차지합니다.
편집기를 쓰면서도 에이전트를 여러 개 굴릴 수는 있습니다. 터미널 창을 여러 개 띄우면 됩니다. 다만 앞에서 말한 기억의 몫이 그대로 사람에게 남습니다. ADE는 그 기억을 화면이 대신하게 만든 도구입니다.
오르카 소개와 설치: 윈도우와 맥, 리눅스 모두 지원
Orca는 Stably AI가 만든 오픈소스 ADE입니다. 공식 사이트는 Codex(코덱스)와 Claude Code(클로드 코드) 같은 에이전트를 나란히 띄우고 각자 분리된 작업 공간에서 돌리는 도구라고 소개합니다. 코드가 공개돼 있어 누구나 무료로 쓰고 회사 업무에도 쓸 수 있습니다(MIT 라이선스).
관심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GitHub(깃허브) 저장소의 스타는 사용자가 관심 있는 프로젝트에 눌러 두는 즐겨찾기입니다. 이 숫자가 석 달 만에 아홉 배가 됐습니다. 도구가 언제까지 갈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코드가 공개돼 있어서 회사가 손을 떼도 남는다는 점은 미리 알아 두면 좋습니다.
윈도우와 맥, 리눅스를 모두 지원합니다. 이 도구를 다루는 글이 맥 기준으로 쓰인 경우가 많은데 윈도우도 처음부터 공식 지원 대상입니다.
윈도우가 오히려 간단합니다. 명령을 칠 필요 없이 릴리스 페이지에서 orca-windows-setup.exe를 받아 두 번 누르면 설치가 끝납니다. 파일이 여러 개 보이는데 이름에 windows가 들어간 것을 받으면 됩니다. 다른 프로그램을 깔 필요도, 터미널을 열 필요도 없습니다.
리눅스도 같은 페이지에서 받습니다. AppImage와 배포판별 설치 파일이 함께 올라옵니다.
맥은 준비물이 하나 더 있습니다. 터미널에 한 줄을 치는 방식인데 터미널은 검은 화면에 명령을 쳐서 프로그램을 돌리는 창입니다. 응용 프로그램의 유틸리티 폴더에 있습니다.
brew install --cask stablyai/orca/orca
이 한 줄은 프로그램을 명령으로 설치해 주는 Homebrew(홈브루)가 깔려 있어야 동작합니다. 없다면 공식 사이트의 안내대로 Homebrew부터 설치해야 합니다.
지원 에이전트 29종, 특정 회사 AI에 묶이지 않는다
Orca는 특정 회사의 AI 전용 도구가 아닙니다. 붙일 수 있는 대상은 터미널에서 명령으로 실행하는 AI 도구인데 이를 CLI 에이전트라고 부릅니다.
공식 문서가 이름을 올려 둔 것만 29종입니다. Claude Code, Codex, Cursor(커서), GitHub Copilot이 여기 들어갑니다. 목록에 없어도 터미널에서 도는 CLI 에이전트라면 붙습니다.
굳이 여러 AI를 같이 써야 하나 싶은 분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도구마다 잘하는 일이 다릅니다.
저는 자료를 모으고 초안을 뽑는 일을 Codex에 맡깁니다. 그 초안을 검토하고 고치는 일은 Claude Code에 맡깁니다. 각자 잘하는 쪽으로 몰아 주는 편이 결과가 좋았습니다.
요금제와 사용량 한도가 도구마다 따로라는 점도 큽니다. 한 도구의 사용량 한도가 수요일에 바닥나면 남은 이틀은 다른 도구로 넘깁니다. 한 화면에서 골라 쓸 수 있으면 이 전환이 창을 새로 여는 일 없이 끝납니다.
아직 어느 도구도 안 깔아 두셨다면 Claude Code 맥 설치 방법이나 Codex CLI 맥 설치 방법을 먼저 보셔도 됩니다. 이미 쓰고 계신 도구가 있으면 그대로 붙습니다.
작업 하나에 워크트리 하나가 붙는다
에이전트를 둘 이상 쓰면 곧바로 부딪히는 문제가 있습니다. 하나에게는 디자인 수정을 맡기고 다른 하나에게는 글 교정을 맡겼는데 둘이 같은 파일을 동시에 고치는 일입니다. 한 문서를 두 사람이 동시에 편집하다 서로의 수정을 덮어쓰는 상황과 같습니다.
Orca는 이 문제를 워크트리로 풉니다. 워크트리는 파일의 변경 이력을 관리하는 도구인 Git의 기능입니다. 같은 프로젝트를 여러 폴더로 펼쳐 두고 폴더마다 다른 작업을 하게 해 줍니다. 원본은 그대로 두고 사본을 여러 개 만들어 각자 고친 뒤 나중에 하나로 합치는(병합)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Orca에서는 작업 하나를 시작할 때마다 워크트리 하나가 따라붙습니다. 에이전트마다 자기 폴더가 생기니 서로의 파일을 건드릴 일이 없습니다. 같은 지시를 여러 에이전트에게 동시에 던질 수도 있습니다. 각자의 워크트리에서 풀게 한 뒤 결과를 비교해 더 나은 쪽만 병합하는 방식입니다.
한 창 안에서 일을 떼어 맡기는 방식은 이것과 다릅니다. 그쪽은 서브에이전트라고 부르고 조사나 검색처럼 결과만 받으면 되는 일에 맞습니다. 워크트리는 두 가지 일을 진짜로 동시에 진행할 때 씁니다.
제 화면에서는 이렇게 보입니다. 원격 컴퓨터를 붙이는 방법은 뒤에서 다룹니다.

프로젝트를 여러 개 등록해 두고 각각을 워크트리로 나눠 씁니다. 프로젝트 사이도, 같은 프로젝트 안의 워크트리 사이도 바로 오갑니다. 편집기 창을 여러 개 띄워 놓고 어느 창이 어느 프로젝트인지 찾아다닐 때보다 전환 부담이 확실히 줄었습니다.
워크트리끼리 일을 주고받는 오케스트레이션
제가 VS Code를 접은 이유가 이 기능입니다. 여러 에이전트를 각자 띄우는 데서 끝나지 않고 워크트리끼리 서로 일을 넘길 수 있습니다. 공식 문서에도 여러 에이전트의 작업을 조율하는 오케스트레이션 항목이 있습니다.
말이 어렵게 들리지만 하는 일은 단순합니다. 워크트리 A의 에이전트가 자기 권한 밖의 일을 만나면 그 일을 맡은 워크트리 B에 요청을 남깁니다. B가 자기 차례에 그 요청을 읽고 처리한 뒤 회신을 붙입니다. A는 다음에 그 회신을 확인합니다.
사람이 두 창을 오가며 옮겨 적던 일을 에이전트끼리 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지금 읽고 계신 이 블로그가 그 사례입니다. 이 사이트는 워크트리 다섯 개로 나뉘어 돌아갑니다. 사이트 디자인, 블로그 글, 강의형 콘텐츠, 데이터 분석을 맡는 워크트리가 각각 있고 병합과 배포를 총괄하는 워크트리가 하나 더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 글에 넣을 이미지가 필요하면 글을 맡은 쪽이 디자인을 맡은 쪽에 요청을 남깁니다. 무엇을 왜 만들어야 하는지와 이미 있는 이미지와 겹치면 안 되는 이유까지 적습니다. 디자인 쪽은 자기 차례에 그것을 읽고 만든 뒤 어떤 판단으로 그렇게 만들었는지를 회신에 적습니다. 두 작업이 서로를 기다리며 멈추지 않는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다른 컴퓨터를 불러다 쓰는 SSH 연결
성능 좋은 컴퓨터는 집이나 사무실 책상에 있는데 정작 저는 노트북을 들고 밖에 나갑니다. 에이전트에게 맡긴 작업은 수십 분씩 걸리기도 해서 그동안 컴퓨터가 계속 켜져 있어야 합니다. 노트북 한 대로 무거운 작업을 들고 다니기는 어렵습니다.
SSH가 그 답입니다. 다른 컴퓨터에 원격으로 접속하는 통신 방식입니다. Orca에서 원격 컴퓨터에 붙으면 그 컴퓨터의 파일과 터미널과 Git을 그대로 쓰면서 에이전트를 돌립니다. 원격 컴퓨터는 설정에 카드로 하나씩 등록해 두고 씁니다.

연결이 끊겨도 알아서 다시 잇습니다. 지하철에서 와이파이가 끊겼다 붙어도 하던 작업이 날아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만들고 있는 웹사이트를 브라우저로 확인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원격 컴퓨터가 띄운 미리보기 주소를 내 노트북 브라우저로 연결해 줍니다. 멀리 있는 컴퓨터에서 돌아가는 화면을 눈앞에서 그대로 봅니다.
원격 접속 자체는 VS Code로도 됩니다. Remote-SSH라는 확장 프로그램이 같은 일을 합니다. 다른 점은 붙은 다음입니다. 원격 컴퓨터에 붙은 상태로 워크트리를 나누고 여러 에이전트를 돌리는 앞의 기능들이 전부 그대로 굴러갑니다.
저는 집에 둔 컴퓨터를 서버로 쓰고 노트북과 태블릿에서 접속합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은 집에 있는 쪽이 계속 돌립니다. 노트북을 덮어도 작업은 이어집니다.
밖에서도 폰으로 작업을 이어 간다
컴퓨터도 맥북도 없을 때는 모바일 앱이 있습니다. 아직 베타이고 iOS는 앱스토어에서 받고 안드로이드는 설치 파일을 직접 받아야 합니다. 처음 한 번만 데스크톱의 Orca와 페어링해 두면 돌아가는 에이전트들의 상태를 폰에서 볼 수 있습니다. 워크트리마다 작업 중인지, 끝났는지, 사람의 입력을 기다리는지가 한눈에 표시됩니다.
저는 밖에서도 폰으로 작업을 이어 갑니다. 어디까지 갔는지 확인하고 다음에 할 일을 지시합니다. 에이전트가 판단이 필요한 지점에서 멈춰 서면 목록에 입력 대기로 뜨는데, 여기에 답을 하나 보내면 다시 돌아갑니다. 이 한 줄을 못 보내면 몇 시간이 그냥 멈춰 있으니 밖에서 이것만 챙겨도 값을 합니다.
다만 코드를 직접 열어 고치는 일까지 폰에서 하지는 않습니다. 공식 문서도 모바일을 완전한 편집기가 아니라 이미 돌아가는 데스크톱의 리모컨이라고 못박고 있습니다. 판단과 실제 작업의 기준은 데스크톱에 두는 편이 낫습니다.
Orca 추천 대상: 프로젝트와 컴퓨터가 여럿일 때
Orca는 에이전트에게 맡기는 일이 많아진 사람을 위한 도구입니다. 아래 셋 중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편집기보다 낫습니다.
- 프로젝트가 여러 개라 자주 오간다: 창을 여러 개 띄우고 어느 창이 어느 프로젝트인지 찾아다닐 필요가 없습니다
- 작업 환경이 여러 컴퓨터에 흩어져 있다: 집 컴퓨터와 사무실 컴퓨터를 한 화면에서 오갈 수 있습니다
- AI 도구를 두 개 이상 구독한다: 각자 잘하는 일에 나눠 맡기고 한도가 바닥나면 다른 쪽으로 이어 갑니다
반대로 에이전트를 하나만 쓰고 프로젝트도 하나라면 지금 쓰는 편집기로 충분합니다. Orca를 깔아도 워크트리 하나에 에이전트 하나를 띄우는 데서 끝나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 다루지 않은 것은 따로 쓰겠습니다. SSH 호스트 등록 화면과 설정 항목, 워크트리끼리 주고받을 규칙을 짜는 법, 모바일 페어링이 끊길 때 볼 곳입니다.
에이전트 하나를 잘 쓰는 것과 여러 개를 굴리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창을 늘리다 지치셨다면 도구를 한 번 바꿔 볼 때입니다. 하나로 시작해 둘, 셋으로 늘려 가시면 됩니다. 도구가 늘어난 만큼 일까지 늘지 않는 구조를 만드시길 바랍니다.
- Orca는 여러 AI 에이전트를 한 화면에서 돌리는 오픈소스 ADE입니다. 편집기가 코드 창을 가운데 두는 화면에 에이전트 목록을 둡니다.
- 윈도우와 맥, 리눅스에서 모두 돌아갑니다. 윈도우는 설치 파일을 받아 실행하면 끝이고, 맥은 Homebrew가 먼저 있어야 합니다.
- 작업마다 워크트리라는 분리된 작업 공간이 붙어서 에이전트들이 같은 파일을 두고 충돌하지 않습니다.
- 워크트리끼리 요청과 회신을 주고받게 만들 수 있습니다. 사람이 두 창을 오가며 옮겨 적던 일이 없어집니다.
- SSH로 원격 컴퓨터에 붙으면 워크트리 분리와 여러 에이전트 실행이 그대로 따라갑니다. 자리를 비워도 작업이 이어집니다.
- 모바일 앱으로 밖에서도 상태를 확인하고 지시를 보냅니다. 멈춰 선 에이전트에 답을 보내 다시 돌리는 것이 폰에서 가장 값을 하는 일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ADE는 Orca가 만든 말인가요?
Orca 전용 용어는 아닙니다. 에이전트를 여러 개 관리하는 도구들이 비슷한 시기에 나오면서 함께 쓰이기 시작한 이름입니다. 아직 공식 표준이라기보다는 IDE와 구분하려고 업계에서 쓰는 말에 가깝습니다.
지금 쓰던 프로젝트를 그대로 가져올 수 있나요?
가져올 수 있습니다. Orca는 프로젝트 폴더를 새로 만드는 도구가 아니라 이미 있는 폴더를 열어 작업 공간을 붙이는 도구입니다. 다만 Git으로 관리되고 있어야 워크트리를 나눌 수 있습니다.
워크트리를 지우면 그 안에서 한 작업도 사라지나요?
병합하지 않은 상태로 지우면 그 작업 내용은 남지 않습니다. 워크트리는 임시 작업 공간이라 결과를 원본에 합쳐야 남습니다. 지우기 전에 병합했는지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혼자 쓰는데도 의미가 있나요?
사람이 여럿일 때 쓰는 도구가 아니라 에이전트가 여럿일 때 쓰는 도구입니다. 혼자여도 AI에게 동시에 두세 가지를 맡기고 있다면 그 자체로 나눌 이유가 생깁니다. 반대로 한 번에 하나씩만 시킨다면 혼자든 아니든 편집기로 충분합니다.
윈도우에서 쓰려면 WSL을 깔아야 하나요?
아닙니다. 윈도우용 설치 파일이 따로 있어서 그것만 받아 실행하면 됩니다. WSL은 윈도우 안에서 리눅스를 돌리는 기능인데, Orca를 쓰려고 준비할 필요는 없습니다.
Git을 모르면 쓸 수 없나요?
워크트리가 Git 기능이라 개념은 알고 계시는 편이 좋습니다. 다만 명령을 직접 칠 일은 거의 없습니다. 작업을 만들 때 워크트리가 자동으로 붙고 합치는 것도 화면에서 누르면 됩니다. 원본과 사본이 따로 있다가 나중에 합쳐진다는 정도만 알아도 시작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