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계 이단자! 어쩌다, 어쨌든, 결국엔 마케팅

February 02, 2020 · 4 mins read

별난 ‘합니’의 별난 과거

물음표

어려서부터 ‘호기심 천국’이었던 나는 세상만사가 궁금했다. 모든 일들을 모조리 싹 다 경험해보고 싶었다. TV와 책을 통해 다른 세상을 알아가며 내 세계를 키워 나갔던 어린 시절에는 ‘내가 만약 사는 동안 여길 못 가보고 저길 못 가보고, 이걸 못 해보고 그걸 못 해보고 죽게 된다면?’ 하는 걱정까지 줄곧 하곤했다.

그런 별난 성격덕에 보다 우당탕탕한 학창시절을 보내고 대학생이 되고서는 더욱 본격적으로 유별난 나날들을 살아가기 시작했다.

이를테면

  • 휴학하고 궁금한 마음에 시작한 공장 야간근무조에서 정직원 제의를 받아보기
  • 부산에서 서울까지 20일동안 쉬지않고 텐트생활 하며 걷는 국토대장정 완주하기
  • 지하철 간판을 만들어보기
  • 유명브랜드 부자재 공장을 핸들링 해보기
  • 외국인 외교관들을 의전 해보기
  • 콘서트 기획을 보조하고 포스터, 현수막 디자인 총괄을 맡아보기
  • 편도 티켓 만을 덜렁 끊어 몇 달씩 배낭여행을 다녀오기

등등..


'업'을 찾아 떠난 취업계 이단자의 모험

그렇게 하고싶은 게 늘 많은 나는 소중한 기회들을 통해 그렇게 무수한 경험들을 차곡차곡 쌓을 수 있었지만 이상하게 그럴수록 되려 취업만은 점점 어려워졌다. 어쩌면 내 생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업’은 우선 내가 정말 하고싶은 일이어야 하고, 확신이 있어야하고 무엇보다 간절함이, 애정이 필요하다고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에.

그런 ‘업’을 나는 찾아내야만 했다. 이 호기심 넘치고 즐거운 세상에서.

모험

그래서 친구들이 착착 쌓아온 길 대로 하나 둘 어엿한 직장인이 될 때 나는 취업시장을 등져버리고 나 하고싶은 대로 하기로 결심했다. 취업계의 이단자를 자처하고 ‘취업은 가라!’를 외치며. 그리하여 이런저런 일들을 경험하며 쌈짓돈을 벌어 훌쩍 여행을 떠나고 또 바짝 돈을 벌어 하고 싶던 일을 턱턱 도전해보는 생활을 했다. 그렇게 내가 원하는 ‘업’을 찾아낼 때 까지 끝없는 모험을 하며 살았다.

그리 시작된 나의 멋진 모험에 관해서는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그 이야긴 나중에 차차 하도록 하고, 이번 글에서는 어쨌든 결과적으로 지금까지 나의 모험은 성공적이었고 덕분에 지금 내가 이 길에 이렇게 서 있을 수 있게 됐다고 먼저 말하고 싶다.

‘업’을 찾기까지 굽이굽이 다양한 길을 오래도 돌아왔고 아직도 남은 길은 첩첩산중 이겠지만 그 날들을 모두 돌아봤을 때 나는 단 한 가지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할 자신이 있다.

길은 절대 어느 순간 하늘에서 뚝 떨어져 열리지 않는다. ‘이게 맞는 걸까, 내가 과연 지금 잘하고 있는 건가’ 끝 없는 고민을 하며 그 무수한 길을 걸었던 지난한 나날들. 힘들고 어려운 시간이었지만 내가 꿋꿋이 걸어온 그 나날들 중 의미 없던 순간은 하나도 없는 것 같다. 그 길을 지나 계속 걸어왔기에 지금 이 길에 접어든 것이니까. 결국엔 이 길로 굽이굽이 연결 된 길이었으니까.


단 하나의 후회, 그리고 'Have-been' 의 시작!

그러나 ‘마케터’의 길을 걷기 시작하니 그런 내게도 불현듯 사무치게 후회되는 것이 단 하나 생겼다. 바로 ‘내가 걸었던 그 모든 굽이굽이 별난 시절들을 기록해 증거로 남겼더라면.’ 하는 것이었다.

무언가를 사랑하고, 그것에 열정을 느끼고, 그것을 곧 직업삼고 삶으로 만들어내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자신들의 열정과 시행착오를 꾸준히 기록하는 기록장이 있었다. 개인 블로그를 꽤 오랫동안 운영했다던지, 원고를 쓰고 책을 출판했다던지, Youtube를 운영한다던지 등.

그리고 그런 이들은 꼭 자신이 원하던 것을 직업으로, 삶으로 그려내곤 했다. 소위 사람들이 말하는 ‘성공’하는 것이다. 그들의 비결은 ‘기록’과 ‘꾸준함’ 이라는 Personal Branding에 있었다는 것을 나는 너무 늦게 깨달은 것이다.

나도 그렇게 나의 별난 시절들을 꾸준하게 기록해왔다면. 그랬다면 좀 더 나답게, 좀 더 빠르게 내 길을 찾아 걷고 심지어 만들어서 걸을 수도 있었을 텐데.

모험2

허나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정말 너무 늦은 법! 더이상 후회할 시간이 없다. 앞으로도 내가 걸을 길들은 끝없이 굽이칠 것이며 내 인생 또한 꾸준히 별날 것을 나는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시작해야한다.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지난 나의 삶과 앞으로 펼쳐질 나의 나날들을 기록으로, 증거로 남기며 내 길을 만들어내는 삶을 살아보고자 나는 여기서 열심히 퍼스널-브랜딩에 힘 써보려 한다.

내가 사랑하는 나의 업, 커리어, 취미, 여행, 지난 모든 나날들, 경험들, 내가 해온 그 모든 것들을 차근히, 그리고 꾸준히 남기고자 한다. 내가 앞으로 걸을 길을 좀 더 선명하게 내기 위해서.

자 이제 출발합니다! 부르주아를 꿈꾸는 합니의 ‘백수탈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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